
아키야마의 곁에 있는지 벌써 이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있었지~ 그를 따라 그 좋은 직장을 때려치우고 스카이 파이낸스라는 수상하기 짝이 없는 대부업을 시작한다 했을 때도 저를 고용해달라 하기도 했다. 처음엔 미안한지 저를 어려워하더니 이제는 하나쨩~하며 능청스럽게 온갖 궂은일을 다 시키는 사장을 보면 좀 얄밉긴 하지만 원래 먼저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 거니까...! 하지만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다. 아키야마는 자신을 전혀! 눈곱만큼도! 좋아하지 않으니까! 이것에 결국 질려 한번 퇴사도 했지만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컸다. 곁에 있는 것만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아키야마가 폭탄선언을 하기 전까지!
"정말~ 사장님 저 잠깐 안나왔다고 이렇게 어지럽히시면 어떡해요?!"
"미안~ 미안!"
"저 없으면 어쩌시려고... 저 퇴사일로 배운 게 있었을 거로 생각한 제가 바보같네요!"
"하, 하나쨩 또 퇴사할건 아니지?"
"말이 그렇다는 거죠! 제가 평생 사장님 옆에 있을 수는 없잖아요"
"왜?!"
"그야... 저도 언젠가 결혼하면 일을 그만둬야 할거 아니에요?"
"겨어어얼혼?? 하나쨩 나 좋아하잖아?!"
"아! 지금 엄청 재수없었어요 어차피 받아주지도 않잖아요! 저도 저 좋다는 사람 있으면 결혼할거에요!"
"하하하 농담도 하나쨩을 제일 좋아하는 건 나일텐데?"
"그말도 재수 없었어요. 아무튼! 평생 제가 옆에 있을 수는 없다는거죠"
이말이 그렇게 충격이었는지 아키야마는 하루종일 나사 빠진 채로 지냈다. 먹던 차를 주르륵 흘리기도 하고 담뱃재를 바지에 떨구기도 했다. 그의 상태가 하도 안좋아서 그냥 퇴근하세요! 쫓아내 버리고 밀린 서류와 사무실 청소를 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우당탕 소리가 나더니 아키야마가 사무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다.
"왜 다시 오셨어요? 뭐 두고 가셨어요?"
"하, 하나쨩"
"숨 좀 고르고 말씀하세요 사장님"
"우리 결혼하자!"
"......네에에??!!!!"
다짜고짜 이게 무슨 말인지 하나는 들고 있던 서류를 죄다 떨어트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키야마의 의기양양한 표정이 귀여워 보인다는 생각에 하나도 스스로가 제정신이 아니구나 생각했다.
"진심이세요?"
"응 나는 진심인데"
"왜요?"
"하나쨩 왜 이렇게 부정적이야? 나랑 결혼하기 싫어?"
"아니 당연히 좋죠! 제 말은.... 사장님이 저랑 결혼하고 궂은일을 의외랄까...그리고 겨, 결혼보다 연애가 먼저 아니에요?!"
"응? 무슨 말이야?"
"?"
"?"
뭔가 핀트가 어긋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이런 식으로 또 입에 담고 싶지 않았는데 입을 답쌉이다 하나는 아키야마에게 물었다.
"저 좋아해서 결혼하자는 거 맞죠?"
"나는 하나쨩 좋아하지~"
"농담하지 말구요! 하아... 제대로 말해보세요 왜 갑자기 결혼하자고 하는거에요?"
"그야.. 하나쨩 결혼하면 내 곁에 없다고 하니까... 그럼 나도 불편하고 곤란하고...하나쨩만큼 야무진 사람이 없잖아? 날 어려워하지 않고 일도 잘하는 그런 사람... 그래서 하나쨩이 계속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놈의 결혼이 걸리는 거면 나랑 결혼 하는 걸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거 아냐?! 하나쨩도 나랑 결혼하니까 좋고 나도..."
짝! 하나의 매서운 손이 아키야마의 뺨을 후려쳤다. 갑자기 느껴지는 고통에 아키야마가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사태 파악을 하느라 어리둥절하게 있었다.
"사장님 정말 최악이에요!"
그대로 사무실을 박차고 나섰다. 뒤에서 아키야마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지금 그의 얼굴을 보면 정말 폭력적인 방법만 생각이 날 거 같았다. 뛰어서 아동공원으로 가 벤치에 앉았다. 무신경하고 심한 말만 하는 아키야마가 원망스럽기도 했고 잠깐 설렜던 자신이 바보 같았다. 알고 있으면서 매번 설레고 실망하고, 포기하고 그의 곁을 떠나는 것도 못하고...자신은 왜 아키야마를 좋아하는 걸까? 저렇게 무신경하고 비참하게 만드는 것도 재주인데... 눈물이 뚝뚝 흘렀다. 이 와중에도 벌써 그리워서 한심했다. 좋아하는 감정이 체리처럼 달콤하고 행복하기만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무르고 먹을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렸다. 진작에 먹었어야 했는데 기어코 나눠 먹겠다고 너무 오래 방치한 탓이다. 결국, 자신도 먹지 못해 버리게 된 감정. 이제는 정말로 놓아줘야 할 때이다.

"하나쨩!"
아키야마가 하나를 따라와 확 안아버렸다. 하나는 너무 놀라서 가만히 안겨있다가 아무렇지 않은 척 아키야마를 떼어내고는 말했다.
"....죄송한데 지금 사장님 얼굴 보면 주먹밖에 안나갈거 같아서요"
"맞을게! 미안해..."
"매번 그렇게 사과로 얼버무리려고 하시죠...이젠 정말 끝내야 할 때인거 같아요. 아키야마씨"
모질게 끊어내자 이번에야말로 모든 걸 버리고 고향으로 내려가서 새롭게 시작하자. 또다시 아키야마의 얼굴을 보면 마음이 약해질 거 같아 꾸욱 바닥만 보고 얘기를 이어나갔다.
"저는 저 좋아하는 사람 만나서 행복할래요 아키야마씨보다 잘난 사람은 없겠지만...부족해도 그냥 절 사랑하는 사람이랑 있으면 저도 언젠가 그사람을 좋아하게 되겠죠"
"내가 제일 하나쨩을 좋아한다니까? 이 세상 누구보다도!"
"그러니까 그건 그냥 부리기 좋으니까 그런 말 하시는거잖아요! 진짜 나빠"
"그럼 물어볼게. 하나쨩은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사랑에 빠지면 어떻게 되지?"
"어... 그 사람이 계속 생각나고"
"나도 늘 하나쨩을 생각하는걸!"
"그건 시킬 일이 있으시니까! 그리고 계속 같이 있고 싶고..."
"나 곁에 사람 잘 안두는거 알잖아 내 곁을 허락한 건 하나쨩 밖에 없어"
"...안고싶고 키스하고 싶고"
아키야마가 하나를 꽉 안더니 조심스러운 손짓으로 하나의 턱을 들어올려 슬며시 입을 맞췄다. 하나가 너무 놀라 버둥거렸지만, 아키야마도 쉽게 놓을 생각은 아닌지 하나의 허리를 감은 손에 힘을 더 주었다. 하나가 버둥거림을 멈추고 온전히 아키야마를 받아드리자 아키야마는 그제서야 힘을 풀고 두손으로 하나의 얼굴을 감쌌다.
"자 봐! 나는 하나쨩을 사랑하는거야"
"감정없이도 할 수 있는거잖아요"
"하나쨩...내가 더 뭘 증명해야할까..."
"그렇지만 사장님은 늘 장난스럽게 제 진심을 무시하셨잖아요"
"그건...맞아 솔직히 하나쨩을 그런식으로 생각해본적이 없었어"
"그럼 왜 이제와서 그래요?"
"...하나쨩 옆에 다른 사람 있는게 싫어"
"네?"
"결혼하면 그만둔다고 했잖아 그게 싫었어 하나쨩은 언제나 계속 내 곁에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그 가능성이 박살 날 수 있다고? 형체도 없는 사람에게 짜증이 나고 싫고 그래서..."
"사장님 질투했어요?"
"아마 그런 거 같아..."
드물게 부끄러워하는 아키야마를 보며 하나는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질투 같은 건 자신에게야 어울리지 아키야마가 해줄 거라고는! 그것도 아예 존재도 하지 않는 상대에게!
"사장님 저 진짜 좋아하네요"
"그~러~니~까~ 내가 그렇다고 계속 그랬는데!"
"저도 좋아해요 아키야마씨를"
"응"
"계속 곁에 있을게요 언제라도"
"응"
또다시 하나는 아키야마에게 벗어나는 것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평소와 달랐다. 비록 하나가 가진 체리는 썩어버려 먹을 수 없게 되었지만, 아키야마가 가지고 있는, 아직 덜 익었지만, 점점 빨갛게 익어가는, 체리를 그에게 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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